공인중개사 시험 보는 각자의 사연… 평생직업을 찾는 여정

누군가에게는 퇴직과 폐업 후 마지막 보루, 젊은 세대에게는 ‘내 일’을 향한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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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보신문] 이미영 기자 = 가을이 오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공인중개사 시험. 올해 제36회 시험장에는 16만여명의 도전자가 몰리며 식지 않은 열기를 보여줬다. 누군가는 명예퇴직의 좌절과 자영업 폐업을 겪고, 다시 일어서기 위한 지푸라기로 이 시험에 도전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조직을 떠나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자 이 길을 선택한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이제 생계의 수단을 넘어, 재기를 꿈꾸는 세대와 스스로의 길을 찾으려는 세대가 함께 모이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다.


 ‘복덕방’에서 전문직으로… 달라진 중개업의 위상

 

공인중개사는 더 이상 은퇴 후의 ‘생계형 직업’으로만 불리지 않는다. 과거 ‘복덕방 할아버지’로 상징되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법률·세무·금융·개발 지식을 두루 갖춘 종합 자산 컨설턴트로 진화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중개인은 단순히 매물을 연결하는 사람을 넘어 고객의 자산을 설계하고 미래를 함께 계획하는 전문직으로 자리 잡았다. 상업용 빌딩과 초고가 주택, 개발사업을 다루는 대형 중개법인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제 ‘사무실 하나의 중개소’가 아닌 ‘팀 단위의 전문 조직’이 업계의 표준이 되었다. 코로나 이후 경기 침체와 대량 실직은 수많은 사람을 시험장으로 몰아넣었지만, 그 안에서 중개업은 오히려 한 단계 성장했다.

 

퇴직 이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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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장에는 20대부터 70대, 80대까지 나란히 앉는다. 명퇴를 앞둔 직장인, 은퇴 후 제2의 직업을 찾는 베이비부머, 자녀를 다 키워놓고 사회로 복귀하려는 주부들까지…이제 ‘나이’는 더 이상 장벽이 아니다. 퇴직을 당하거나 사업이 무너져 막막했던 사람들이 중개업소 문을 두드린다.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 후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예전의 경영 감각을 살려 중개업소를 직접 운영하는 이들도 많다.

 

남편과 함께 학원을 운영하던 B씨 부부는 코로나 타격으로 폐업 후 공인중개사 시험에 함께 도전해 최근 송파구에 사무소를 개원했다. 응시자의 면면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퇴직 이후 인생 후반기를 주도적으로 살고 싶은 중장년층, “누구에게도 지배당하지 않고 내 인생을 살겠다”는 MZ세대까지—세대와 배경을 초월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2025년 제36회 시험 접수 현황에 따르면 40대 3만4532명, 50대 2만7600명, 60대 이상 8177명이 접수(1차 기준)했다. 35회 기준 합격자 역시 10대부터 80대까지 폭넓게 분포했다. 응시자 수는 과거 20만 명대에서 16만 명대로 줄었지만, 그 안의 변화는 질적이다.

 

이제 공인중개사 시험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내 일을 스스로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모인 장(場)이다.공인중개사 시험의 세대 확장은 단순한 재취업 트렌드가 아니다. 전문성을 축적한 중장년층이 대거 유입되며 중개업은 ‘퇴직 이후의 대안 직업’을 넘어 ‘평생 직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하는 시기, 경험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전문 중개인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재기의 기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주체적으로 삶을 살 수 있는 출발점. 저마다의 이유로 고된 시험을 준비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인생의 막다른 길에 놓여 있다면 좌절하지 말고 도전하라.

 

공인중개사가 아니어도 좋다. 내가 해볼 만한 일을 찾아 한 걸음 내딛는 순간, 닫혀 있던 길이 다시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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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12.03 16:32 수정 2025.12.0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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