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두 꼬투리 그림이 들어간 ‘발아완두 맥스’ 패키지.(이미지=에르바뉴 제공)
에르바뉴(ERBANU)가 선보인 ‘발아완두 맥스’의 포장은 초록색 완두 꼬투리 그림 하나로 요약된다. 크림색과 짙은 갈색으로 꾸민 바탕 위에 꼬투리를 큼직하게 펼쳐 놓은 구성이다. 밝은 색과 어두운 색 사이에 초록이 얹히면서 눈길은 그림으로 먼저 향한다.
색의 쓰임새를 나눠 보면 구성이 한층 또렷해진다. 크림색은 넓은 여백처럼 화면을 가라앉히고, 짙은 갈색은 그 위에 무게를 더한다. 바탕을 차분한 두 색으로 잡으면 그 위에 놓인 초록은 도드라지게 마련이다.
그림은 글자와도 호흡을 맞춘다. 상자 가운데 가장 큰 글씨로 적힌 낱말이 ‘발아완두’이므로, 보는 사람은 단어와 도판에서 같은 재료를 두 번 만나는 셈이다. 말로 먼저 접한 콩을 바로 눈으로 확인하는 순서다.
이런 흐름은 겉포장을 열고 난 뒤에도 끊기지 않는다. 병 라벨에 같은 꼬투리가 실려 있어서, 상자를 치운 뒤 선반에 올려 두어도 같은 인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포장을 버리면 디자인도 사라지는 물건이 흔하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앞면이 그림으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다. 정제 한 개에 드는 원료의 양이 함께 적혀 있어 비오틴 900μg이나 두류가공품 6.4mg 같은 수치를 읽을 수 있고, 병 안에는 800mg짜리 정제 60개가 담겨 있다. 도판으로 시선을 붙든 뒤 숫자로 내용을 읽게 하는 배치다.
디자인이 전하는 인상과 표기가 전하는 정보는 나눠 보는 편이 좋다. 초록 꼬투리가 이름을 기억하게 돕는다면, 음료베이스 유형의 일반식품이라는 분류와 조제방법은 라벨 문구가 알려 준다. ‘발아완두 맥스’를 손에 들었을 때 그림 다음으로 글자까지 읽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