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아침과 해 질 무렵, 공원 산책로를 천천히 달리는 50·60대가 늘고 있다. 빠른 속도와 긴 거리를 목표로 삼기보다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달리는 ‘슬로우 조깅’이다. 걷기보다 조금 빠르지만 일반적인 달리기보다는 부담이 적어 운동을 다시 시작하려는 중장년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5060세대에게 운동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는 생활 습관이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과 심폐 기능이 감소하고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 위험도 커진다. 그러나 갑자기 강도 높은 달리기에 나서면 무릎과 발목에 부담이 생기거나 쉽게 지쳐 운동을 중단할 수 있다.
슬로우 조깅의 장점은 자신의 체력에 맞춰 강도를 조절하기 쉽다는 데 있다. 보폭을 짧게 하고 상체에 힘을 뺀 상태에서 가볍게 달리며, 숨이 차면 곧바로 걷기로 전환하면 된다. 운동 초보자는 2분 달리기와 3분 걷기를 반복해 20분부터 시작하고, 몸이 적응하면 달리는 시간과 전체 운동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방식이 적절하다.
경기도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58)는 건강검진에서 체중과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슬로우 조깅을 시작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10분만 달려도 힘들었지만 속도를 포기하니 오히려 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며 “퇴근 후 일주일에 네 번씩 걷기와 달리기를 반복하면서 몸이 가벼워지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 씨(63)도 친구들과 함께하는 슬로우 조깅에서 새로운 활력을 찾았다. 이씨는 “빠르게 달리는 사람을 따라가려 할 때는 운동이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대화하며 천천히 달리기 때문에 즐겁다”며 “운동 약속이 생기니 외출이 늘고 생활에도 리듬이 생겼다”고 전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심장과 혈관의 기능을 높이고 체중과 혈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의 질을 높이고 불안감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심장질환·뇌졸중·제2형 당뇨병 위험을 낮추고, 건강한 체중과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일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운동과 주 2회 이상의 근력운동을 권고한다. 65세 이상은 여기에 균형감각을 높이는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처음부터 권고량을 채우려 무리하기보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춰 활동량을 서서히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체육 전문가는 “슬로우 조깅의 핵심은 남보다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내일도 다시 달릴 수 있는 속도를 찾는 것”이라며 “준비운동과 마무리 걷기를 충분히 하고, 종아리·허벅지·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질환, 관절질환이 있거나 관련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의료진과 적절한 강도를 상의해야 한다. 달리는 도중 가슴 통증이나 심한 호흡곤란, 어지럼증, 식은땀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멈춰야 한다.
5060세대의 달리기는 기록을 세우기 위한 경주가 아니다. 천천히 달리며 잃어버린 체력을 되찾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일상의 활력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건강을 바꾸는 것은 한 번의 빠른 달리기가 아니라 오늘도 운동화를 신게 만드는 꾸준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