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리의 민간극장 어댑터씨어터가 11월 6일부터 7일까지 백양문화예술회관 전체를 무대로 대표 레퍼토리와 체험 프로그램, 극장 운영 방식까지 옮겨오는 '어댑터 팝업씨어터'를 열고, 공공극장과 민간극장이 함께 크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선보인다.
이틀 동안 백양문화예술회관은 어댑터씨어터의 옷을 입는다. 공연장과 5·6층 연습실 등 회관 전체에서 어댑터씨어터의 공연과 교육·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작품 한 편을 초청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극장의 색깔과 운영 노하우까지 공공극장으로 옮겨오는 시도다.
그동안 공연계에서는 공연장은 제자리에 있고 작품만 옮겨 다니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이번 팝업씨어터는 극장 자체가 움직인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렇다고 민간의 시스템을 일방적으로 옮겨 심는 것은 아니다. 백양문화예술회관의 안정적인 공간과 지역 관객이 쌓아온 신뢰 위에 어댑터씨어터의 유연한 운영 방식과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물들이는' 유기적 결합이 핵심이다. 새로운 시도를 받아들인 공공극장의 결정과 민간극장의 과감한 도전이 맞물려 성사됐다.
이번 무대에서는 스탠드업 코미디, 청소년 즉흥연기 체험, 가족 연극놀이, 즉흥 뮤지컬·연극처럼 관객과 가까이 호흡하는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입장료는 공연 1만원, 놀이·체험 프로그램 5,000원이다.
이번 구성은 어댑터씨어터가 준비한 여러 패키지 가운데 하나다. 어댑터씨어터는 풍부한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공간의 인프라, 지역 특성, 대상 관객에 맞춰 공연과 체험을 조합하는 '모듈형 맞춤 프로그래밍'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렇게 조합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공연장이 없는 소도시도 찾아갈 수 있고, 극장 브랜드로 레퍼토리를 꾸려 공연예술축제나 지역 축제에 참여할 수도 있다. 해외 현지에서 시범 운영하는 방안까지 확장 가능성으로 꼽힌다.
이 모델에서 공공극장과 민간극장은 서로의 빈자리를 채운다. 공공극장은 지역민이 가장 가까이에서 예술을 만나는 문화 거점이고, 민간극장은 검증된 레퍼토리와 기동력으로 관객의 선택지를 넓힌다. 둘이 손을 잡으면 지역민은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지역 예술단체와 예술가는 새로운 무대와 진출 통로를 얻는다.
‘2026 백양문화예술회관 × 어댑터씨어터 팝업씨어터'는 공공극장과 민간극장이 함께 지역 공연생태계를 넓혀가는 출발점이다. 극장이 관객을 찾아가는 이번 실험이 다른 지역과 무대로 어떻게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